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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의 롤모델 대만국민투표로 脫원전 폐기
◆ 대만 다시 원전으로 ◆
대만이 국민투표를 통해 탈(脫)원전 정책 폐기를 결정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조만간 가동 중단 원전에 대한 정비와 재가동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이 불과 2년 만에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면서 사실상 대만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왔던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기로에 서게 됐다.
25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2025년까지 모든 원전 가동을 중단한다`는 전기사업법 관련 조항 폐지 안건이 가결됐다.
국민투표가 통과되면 대만 정부는 3개월 안에 그 결과를 반영한 법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입법원은 이를 심의해 통과시킬지를 결정하게 된다. 개표 결과 탈원전 조항 폐지 찬성이 530만여 표로 반대표(362만여 표)보다 168만표 가까이 많았다. 국민 열 명 중 여섯 명이 탈원전 정책을 반대한 셈이다. 잦은 정전으로 인해 전력 공급 안정성이 악화되면서 지난 8월 원전 지지 시민단체와 마잉주 전 총통 등이 나서 `탈원전 국민투표`를 요구했고 결국 이번 국민투표에서 차이잉원 정부가 패배하면서 대만의 에너지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현재 원전 6기 중 4기가 가동중단 상태인데 재가동과 함께 장기간 완공이 지연돼온 원전에 대해서도 공사 마무리와 조기 가동 여론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대만과 한국 두 나라는 대표적인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태 이후 원전 대신 재생에너지를 키우는 방향으로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펴왔다. 2016년 들어선 차이잉원 정권은 지난해 1월 법에 `탈원전`을 명기하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올리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문재인정부 역시 `재생에너지 3020계획`을 앞세워 현재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대만은 가동 중인 원전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8월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한국 역시 발전효율이 극히 낮은 태양광 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탓에 육상, 수상을 가리지 않고 공공기관을 동원해 태양광발전소 확산에 나서면서 전국적으로 주민갈등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1년간의 시차를 두고 탈원전 정책을 펴온 두 나라는 이번에 대만의 이탈로 묘한 운명에 처하게 됐다. 정부는 탈원전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대만은 원전 가동을 중단해 정전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원전을 줄이자는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2018.11.26 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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