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원전사고 30년간 0건…터키·베트남 수출 추진
 
 

< 영광원자력본부 전경 >
 
2009년 말. 우리나라가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원자력 강국을 제치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사상 첫 해외 원전사업을 수주할 당시 모하메드 알 함마디 UAE 원자력공사(ENEC) 최고경영자(CEO)는 "한국형 원전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전 선진국들의 거센 경쟁을 따돌리고 한국형 원전이 막판 승리를 거머쥔 배경에는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인 원전 안전성과 뛰어난 운영 실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원전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처럼 높아진 한국형 원전의 위상만큼 세계 무대를 향해 약진하고 있다. 제4의 신성장동력으로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써 나가고 있는 것.

한국은 1978년 4월 고리원전 1호기를 가동하며 에너지 자립의 초석을 쌓은 후 해외 신기술 습득과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해왔다. 고리원전 3ㆍ4호기 건설 후 우리가 사업 전반을 주도하는 분할발주(Non-Turnkey) 방식을 채택하는 등 기술 자립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3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은 원전 운영 실적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이용률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 91.2%를 달성했다. 80% 초반대인 세계 원전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원전 이용률이 1% 상승하면 연간 약 600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온다"며 "이에 해당하는 발전량을 LNG를 통해 조달할 때보다 2500억원가량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해외 수출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해 한수원을 세계적 에너지 리더로 도약시킨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가동 중이다.

먼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7대 신성장동력의 한 분야로 선정해 2015년까지 1400㎿의 신규 설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원전 해외 진출과 차세대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해 신재생에너지 매출 비중을 7%까지 올리고 해외 매출은 3%로 끌어올려 2015년 매출 8조9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4년의 시간 동안 이 같은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순익 1조1000억원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구상이다.

현재 사상 첫 원전 턴키베이스 수출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전력 등과 공동으로 UAE를 비롯한 루마니아 터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을 대상으로 수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경영전략과 함께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가동 중인 원전 21기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지난 30년간 단 한 건도 없다.

또 원전 안전성을 10년마다 주기적으로 종합 평가하는 `안전성 평가`와 각종 기기가 고장 나기 전 예방 정비를 시행하는 `정비계획 최적화 프로그램` 등으로 그 효과를 더욱 높였다.

김 사장은 "이 같은 노력으로 한국형 원전은 국제원자력기구 안전 기준보다 10배 이상 뛰어난 안전성을 가졌다"며 "이는 세계 원자력 업계에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매우 큰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략의 핵심 축인 연구개발(R&D)에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한수원은 자평한다.

원전 운영 30년 만에 기술 자립도 95%에 이른 세계 6위의 원자력 선진국이지만 아직도 5% 부족한 자립도를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2012년 10월께 100%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2년 말에는 UAE 수출모델인 `APR1400` 원자로보다 경제성과 안전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1500㎿급 국산 대형 원자로 `APR+`의 표준설계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APR+는 APR1400보다 경제성과 안전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고유 원천기술을 적용한 `토종` 노형이다.

한수원은 "우리나라 고유 원자로가 될 APR+를 개발하게 되면 전 분야의 설계기술 자립이 가능해진다"며 "원전의 완전한 `기술독립`이 머지 않았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전기술 척도로 불리는 원전 설계 핵심코드는 2012년까지 원천 국산 소유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설계 핵심코드는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 설계 때 전적으로 외국 프로그램에 의존해 왔다.

글로벌 경영 전략을 실천할 `인력`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한수원은 "원전 해외 수출과 국내 원전의 지속적인 건설 추세에 힘입어 올해에만 원전건설 전문 기능 인력을 1000여 명, 내년에 추가로 1000여 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K뉴스 2011.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