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 원전 이용률 85% 재진입…UAE와 조단위 계약

▲한수원은 지난 7월 20일 UAE에서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의 운영지원을 위한 운영지원계약(OSSA)를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한수원은 4호기 준공 후 10년 뒤인 2030년 까지로 연간 최대 400명의 발전소 유자격을 갖춘 운전원 및 운영인력을 공급하게 되는데, 사업규모는 총 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올 원자력계를 관통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지진’이다. 원전 주변지역의 하나인 경주에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 국회는 물론 환경 및 반핵단체는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원전 안전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대책 마련에 소리를 높였다. 국회는 물론이고, 원자력환경공단 그리고 시민단체 또 부산시까지 지진과 원전 관련 전문가 세미나를 여는 등 세미나가 봇물을 이뤘다.

특히 그린피스 등 반원전단체와 일부 부산시 시민은 "최대 원전 밀집지인 부산에 또 원전을 짓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건설 허가가 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 정부와 한수원이 곤욕을 치렀다. 상투적일 수 있지만 결론은 현재까지는 안전하고, 앞으로 더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것. 특히 정부와 한수원은 건설 중인 원전은 진도 7(면진설계로는 8)까지도 견딜 수 있도록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송종순 조선대 교수는 "사자성어로 볼 때 올해는 ‘멀리 보려면 높이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갱상일루)의 해"라며 "일신우일신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든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게 정부와 한수원의 자세"라고 했다.

지진과 안전성에 묻혀 빛이 발했지만 사실 올해 원자력계는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무엇보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조 단위의 순익이 예상돼 내 기저 전원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런 좋은 실적의 배경은 물론 높은 이용률이다. 한수원은 올해 85%의 이용률을 기록, 다시 80%대 이용률에 진입했고, 이것이 실적으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모델인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 롤모델로서 위상을 확인시켰다. 더욱이 한수원은 7월 아랍에미리트와 바라카 원전에 대한 운영지원계약(OSSA)를 체결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 계약은 바라카원전 4호기를 준공한 후 2030년까지 10년간 연간 최대 400명의 발전소 유자격을 갖춘 운전원 및 운영인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사업 규모로 약 6억 달러에 이른다. 주택 교육 등 간접 지원비를 포함하면 9억2000만 달러(1조 400억원) 규모이다.  

연구 분야 성과도 눈에 띈다. 원자력연구원은 12월7일 국내 최초로 수출한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요르단 북부 이르비드(Irbid)의 요르단 과학기술대학교에 설치된 이 원자로는 요르단의 중성자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원자로 구축과 암진단·치료용 동위원소 생산, 중성자 조사서비스,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등 사업에 넓게 활용 예정이다. 비록 사업 규모로는 161만달러 정도라 크지 않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 시장에 한국의 깃발을 꽂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

방사성폐기물사업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 사상 처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법이 제정된 것이 그것이다. 이 법은 향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등 후행 핵연료사업을 위한 근거법으로, 법적 장치를 갖추게 됐다는 차원에서 고무적이다. 물론 국회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공청회를 통해 의견까지 수렴한 터라 한 숨은 돌린 상황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과장하지 않더라도 올 원자력계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환골탈태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원전 비리로 얼룩진 지난 3년과 비교할 때 이 정도의 성과라면 ‘괄목상대’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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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6.12.21, 에너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