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지원까지 1인당 3억…추가원전 수주도 긍정적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왼쪽)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ENEC 본사에서 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과 운영지원계약(OSSA)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수력원자력]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시내에서 차를 타고 3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바라카 원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사막 한가운데에선 원전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40도가 훌쩍 넘고 뜨거운 바람이 몰아쳐 잠시만 서 있어도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버리는 현장이다. 한국에서 온 4000여 명의 근로자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작업에 몰입하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원전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의 성공적인 설치를 기념하는 바라카 원전 3호기의 원자로 안착식이 열린 날이기도 하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현재 건설 중인 UAE 원전 1~4호기의 전체 공정률은 약 66%에 달한다. 2010년 1월 공사가 시작된 후 계획된 공사 일정대로 착작 진행돼 1호기의 경우 2014년 5월 원자로가 설치됐고, 내년 5월에는 준공 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전 1호기의 적기 가동을 위해 UAE 원자력공사(ENEC) 측은 발전소 운영을 위한 원활한 인력 확보가 필요했고 지난 20일 한수원과의 준공 후 운영지원계약(OSSA)을 체결해 이를 해결하게 됐다. OSSA를 통해 한국으로선 단순한 원전 건설을 넘어 운영 노하우 수출과 양질의 해외 일자리 창출이란 성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바라카 원전에서 근무 중인 이양수 한수원 부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한수원 직원들이 원전 운영의 최고 노하우를 가진 엔지니어로서 인정을 받은 것이어서 자부심이 크다"며 "앞으로 원전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우선 75명이 처음 파견돼 바라카 원전 운영회사 소속으로 근무를 시작하며, 2019년에는 최대 436명으로 근무자가 늘어난다. 2030년까지 누적 기준으로 총 3052명이 바라카 원전에서 근무하게 된다. 계약 규모는 본계약 6억달러에 간접비용 3억2000만달러가 더해져 총 9억2000만달러 정도다. 주거비 지원 등을 고려하면 1인당 사실상 연 3억원을 받는 셈이다. 바라카 원전의 수명은 60년으로 2030년 이후 10년 단위로 OSSA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수원과 ENEC는 합의에 따라 매년 10%씩 원전 운영인력을 UAE 자국민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UAE의 인력 여건상 이를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현재 인력 파견에 대비해 750여 명을 선발해 교육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UAE가 '아부다비 2030 플랜'에 따라 추가 건설을 고려 중인 원전 4기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바라카 원전 1~4호기 건설 지역에는 추가로 4기가 지어질 용지가 확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경제교류와 협력관계도 제고될 전망이다.

2009년 바라카 원전 계약 체결 이후 UAE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UAE 국민이 많아지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이 생기기도 했다. 한·UAE 친선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후마이드 알 하마디 씨는 "원전 수주를 계기로 UAE에서는 한국을 배우자는 벤치마킹 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바라카 = 서동철 기자]
 
출처 : 2016.7.25,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