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원전부품 확인절차에 한수원도 업체도 ‘고심’ -신고리 5‧6호기 유찰 비율 54%, 전호기 대비 5배

원전비리 사태 이후 강화된 품질관리시스템에 기자재 납품 업체는 물론, 원전 운영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체들이 품질 강화로 인해 늘어난 비용을 응찰가에 반영하면서 2015년 중순 마무리 됐어야 할 신고리 5․6호기 입찰이 유찰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발주된 신고리 5․6호기 기자재 중 절반 이상(유찰률 54%)이 낙찰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호기인 신한울 1․2호기 보조기기 발주 시 유찰률이 10% 초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정상적인 수치다.
한수원 측은 응찰 업체들이 내진(SQ)과 내환경(EQ) 시험에 필요한 기간과 인력에 들어가는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유찰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원전사태 이후 제재업체가 속출한데다 경영여건 악화 등으로 원자력 유자격 공급자수가 20% 가까이 줄어든 것도 낙찰률이 낮은 이유로 꼽았다.
한수원은 반복된 유찰이 원전의 정상 가동 시기를 늦추는 장애물이며, 더 나아가 국가 전력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기자재 유찰 시에는 4~6개월의 재입찰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각각 140만kW)는 당초 올해 착공, 2021년과 2022년 각각 준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조기기 낙찰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계는 최소 반년이상 준공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보조기기 업체들은 “품질 강화로 인해 늘어난 리스크와 각종 비용이 예가에 반영되지 않아 낙찰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국내에서 일어난 부품 비리를 계기로 Q-Class 기자재류에 대해 고강도 품질관리시스템을 적용하고 완제품을 구성하는 부품들의 품질도 꼼꼼히 확인 중이다. 이에 기자재 제조업체들은 품질을 검증하는 홀딩 포인트가 늘어나고, 각각의 부품 별 품질확인절차가 추가되면서 납기 지연과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수원 역시 “늘어난 품질 관련 비용을 납품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모든 예가는 선행호기와 비교해 정하는 절차 상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이해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