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안전이 최우선···해체 전과정 투명성 제고돼야"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폐로)가 최종 결정됨에 따라 원전 해체 기술 및 해체 과정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 1호기 해체까지는 지금부터 최소 1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계속운전이 만료되는 2017년 6월까지를 영구정지를 위한 준비단계로 보고 이후부터 본격적인 해체 수준을 밟게 된다. 우선 운전 정지 후 5년간은 냉각기(안전관리기간)에 해당한다. 이 기간 동안 한수원은 해체계획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는다. 또한, 해체사업 분야별 계약이 체결되고 사용후핵연료 반출이 시작된다.

　이후 6년간은 제염ㆍ해체 등 본격적인 해체사업에 들어간다. 제염이란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에 있어 오렴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제염 작업을 거쳐 원자로 및 내부구조물을 절단하는 등 해체를 시작하고, 해체폐기물을 처분장으로 이송하게 된다.

　제염ㆍ해체 작업이 완료되면 이후에는 부지복원이다. 한수원은 이 기간을 2년 정도로 잡고 있다. 부지복원까지 완료되면 해체완료보고서를 제출하고 종료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원전해체 현황을 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19개 국가에서 150기의 원전이 영구정지됐다. 영구정지 원전 중 상업운전 8기를 포함해 19기의 원전이 해체 완료됐다. 미국이 15기로 가장 많으며, 독일 3기, 일본이 1기씩의 원전 해체를 완료했다.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70%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방사성 준위가 낮은 소규모 연구용 원자로(트리가마크-ⅡㆍⅢ)와 중수로 압력관 교체, 증기발생기 등 대형기기 교체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해체기술을 확보했다.

　해체 기술은 △설계ㆍ인허가 △제염 △해체 △폐기물처리 △부지복원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이 중 실증을 거쳐 상용화 단계에 이른 기술이 있는 반면 아직 기술개발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해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기반기술 개발 계획’에 따라 2013년부터 해체관련 기반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주요 기술들로는 원전해체 선원항평가, 폐증기발생기 제염해체 상용화 기술, 방사성금속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타당성 연구, 고방사성 원자로구조물 해체방법론 개발, 표준형 및 중수로형 원전해체 비용평가, 원전해체 표준설계, 원전해체 계통 및 기기제염 등이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필수기술을 한수원 주도로 확보한 뒤 이후 산학연 협력을 통해 고도화 기술까지 확보해 2022년까지 해체기술을 선진국의 1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국내 기술 기반이 취약한 ‘고방사선 원자로 및 내장품 원격절단’ 기술은 해외 기술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원전 해체기술은 단기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원전 해체는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만큼 관련기술 확보 못지않게 해체과정의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경제신문  2015.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