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악의 지진·쓰나미 ...11일부터 13일까지 악몽의 3일

지난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이번 강진으로 인한 희생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으며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미야기(宮城)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만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는 인구 1만7천300명 중 7천500명을 제외한 1만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로 방사능이 유출돼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최소 22명이 피폭됐다는 보도에 이어 피폭자 규모가 최대 190명에 달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아울러 제1원전의 원자로 3호기에서도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 20여만명이 긴급 대피소로 대피했다.

일본 기상청은 13일 대지진의 규모를 당초 발표했던 규모 8.8에서 9.0으로 수정하며 일본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1900년 이후 발생한 전세계 지진 중 4번째로 강력한 지진이다.

 

11일 일본에 지진과 해일이 발생했다. ⓒAP/뉴시스

 

 

◇최초 규모 8.8의 강진 발생

11일 오후 2시46분께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의 진원은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243마일 떨어진 곳으로 추정된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규모를 7.9, 미국 지질조사국은 8.8이라고 각각 밝혔다. 도호쿠 지방의 진도는 최고 7로 관측됐고, 이후 진도 5의 여진이 이어졌다.

◇최고 높이 10m 쓰나미 경보

일본 기상청은 11일 오후 3시께 미야기(宮城)현 연안에 최고 높이 6m의 쓰나미가 밀려 올 수 있다고 대형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이후 이와테·미야기·아오모리는 물론 도쿄 부근인 이바라키(茨城)현 연안에 최고 10m 높이의 쓰나미가 몰아닥칠 수 있다고 추가 경고했다.

◇대형 쓰나미 강타

일본 동북부 해안에 밀어닥친 쓰나미는 미야기(宮城)현 해안 마을을 휩쓸었다. 센다이(仙臺)항에서 약 10m 높이의 초대형 쓰나미가 관측된 것은 정부가 쓰나미 경보를 발령한지 약 55분 후인 오후 3시55분이었다. 쓰나미 피해는 가마이시(釜石), 미야코(宮古), 이와이즈미(岩泉) 등지로 확산됐다. 쓰나미는 미야기현을 넘어 후쿠시마(福島)현의 소마항, 이와테(岩手) 현의 가마이시항에서도 관찰됐다.

◇美 지질조사국, 규모 7.9에서 8.8, 8.9로

애초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1일 오후 2시 46분 23초(현지시각) 도쿄 북동쪽 373㎞, 혼슈(本州) 센다이 동쪽 130㎞ 해상의 지하 24.4㎞에서 규모 7.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USGS는 추가 데이터 수집을 통해 지진의 규모를 7.9에서 8.8로 조정한 데 이어 8.9로 높였다.
지진 규모 8.9는 USGS의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발생한 지진 가운데 7번째로 강력한 지진이다.

◇쓰나미 경보 태평양 연안국가 전체로 확대

일본 강진으로 11일 오후 하와이의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일본과 러시아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고 대만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하와이, 괌 등 태평양 연안의 섬에서도 쓰나미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일본의 강력한 지진 발생 이후 쿠릴열도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필리핀도 동부 해안의 19개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상향했다. 대만도 동부와 북동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쓰나미에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미국 쓰나미경보센터는 이날 쓰나미 경보를 호주, 남미 등을 포함한 사실상 태평양 전역에 대해 확대 발령했다.

 2008년 10월 3일 촬영된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 소재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의 제1 원전(왼쪽)과 12일 이번 지진으로 폭발, 지붕과 벽이 무너져 철골 구조가 보이는 제1 원전 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이번 제1 원전 폭발로 90여 명이 피폭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제1 원전 반경 20km, 제2 원전 반경 10km 범위내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졌다. ⓒAP/뉴시스

 

 

◇이바라키현 원자력발전소 11기 자동 정지

지진 직후 이바라키현의 원자력 발전소 11기는 자동으로 정지됐다. 주변에 방사선 누출 등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日 정부, 원자력 긴급사태 발령

11일 오후 7시 45분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원자력재해특별조치법 규정에 따라 원자력 긴급사태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원전 원자로의 냉각조치에 이상이 생겼을 뿐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2000년에 법을 제정한 이래 원자력긴급사태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산업성 원자력 안전·보안원에 따르면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1, 2호기(후쿠시마현 오쿠마초<大熊町>)가 자동 정지한데 이어 냉각기능에 이상을 일으켰다. 이는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냉각을 위한 급수가 안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연료봉 노출 우려

11일 오후 10시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연료봉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원자로 주변 3㎞ 이내의 주민에게는 대피를 지시했고, 반경 3∼10㎞ 지역의 주민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요구했다. 앞서 후쿠시마현은 같은 이유로 후쿠시마현 오쿠마초(大熊町)와 후타바초(雙葉町) 주민들에게 대피를 요청했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서 세슘 검출

12일 일본 정부가 11일 오후 발생한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제1호기 주변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 현지언론은 후쿠시마 제1호기에서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노심용해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아침 후쿠시마 원전 1, 2호기 방사능 누출 우려와 관련해 ‘원자력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인근 주민 8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정부는 또 주민 대피의 범위를 제1원전은 반경 3㎞에서 10㎞로 확대했으며, 제2원전도 반경 3㎞ 이내에서 10㎞ 범위까지 옥내 대피령을 내렸다.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한 11일 일본 북동부 미야기현에서 쓰나미가 이어지면서 주택과 건물 등이 물에 휩쓸려 있다. ⓒ뉴스시/신화사

 

◇후쿠시마 원전 폭발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TEPCO)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 36분께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여진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진동이 온 직후 원전 건물이 폭발했다. 이날 오후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음이 들린 후 연기가 솟고 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1호기 근처의 1시간당 방사선 노출량이 연간 허용치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도호쿠 부근 6.0 강진.. 여진 이어져

12일 오후 10시15분께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부근 해저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하마도리(浜通り)에서 규모 5, 나카도리(中通り)에서 규모 4의 지진이 관측됐다. 진원의 깊이는 40㎞로 추정된다고 NHK는 전했다. 또 이날 오후 10시24분께에는 이와테(岩手).미야기(宮城)현에서 지진이 관측됐고, 10시27분께에도 이 지역에서 다시 지진이 발생했다.

◇이라바키 앞바다 규모 4.3 지진.. 여진 반복돼

12일 오후 11시33분께에는 이바라키(茨城) 앞바다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일어났다. 오후 11시35분께에는 니가타(新潟)현 주에쓰 지방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 오후 11시43분께에는 이와테 앞바다에서 규모 6.1의 강진이 일어났다. 진앙의 깊이는 약 30㎞로 추정된다. 이 지진으로 도호쿠 일부 지역에서 진도 4가 관측됐다.

◇원전에서 처음으로 ‘노심 용해’ 일어나

12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제1호기 주변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으며 이는 원자로나 우라늄 연료 중 일부가 녹는 ‘노심용해’(멜트다운)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슘은 우라늄 연료가 핵 분열해서 생기는 방사성 물질이다. 일본 원전에서 노심 용해가 일어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쪽 해역서 또 6.9 강진

13일 새벽 2시 19분(현지시각) 일본 본토 동쪽 해역 인근 해상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진앙지는 지하 4.3km이며 위치는 동경 142.6451, 북위 36.5729로 추정됐다.

 

◇방사능 유출, 법정 한계치 초과

13일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TEPCO)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지역의 방사선량이 법적 한계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규모 6.2 여진 또 발생

미국 지질조사국은 13일 오전 10시 26분 도쿄 동쪽 179㎞ 해저 24.5㎞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제1원전 3호기도 노심용해

13일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3호기에서 연료봉들이 잠시 노출돼 부분적 용해가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도 이날 사고 원전의 원자로에서 연료봉이 수면 위로 3ｍ 드러났다고 사고 원전 운영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진 규모 8.8에서 9.0으로 수정

일본 기상청은 13일 대지진의 규모를 당초 발표했던 8.8에서 9.0으로 수정했다.

 

◇“3일 이내 규모 7 이상 강진 온다”

13일 오후 일본 기상청의 요코다 다카시(橫田崇) 지진예측과장은 기자회견에서 3일 이내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밝혔다. 대지진 발생 이후 13일까지 규모 5이상의 여진이 하루에만 150여 차례가 넘는 등 지금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출처 :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