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원전수요는 감소 개도국 중심으로 큰 성장
중동·아프리카, 원전수요 중심 부상...54기 약 62GW 규모의 원전 건설 계획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 세계적인 탈 원전 추세에도 불구하고 원전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서 최근 작성한 ‘2015년 세계 원전시장 및 국내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10GW의 신규원전이 건설되면서 연평균 948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 2020년까지 총 82GW의 원전이 건설되고 641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된다. 이는 석탄(3260억 달러)과 가스(3640억 달러)발전 보다 큰 시장이다.
보고서는 원전수요의 증가원인으로 선진국의 원전수요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개도국의 원전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이 원전 수요의 중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세계 원전시장 현황-세계 원전시장은 1980년까지 호황을 누리다 1990년 이후 침체기를 지속하고 있다. 1980년 대 절정기를 맞았던 세계 원전산업은 1990년 대 들어서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1980년대에는 연간 신규로 건설되는 원전 수가 20개를 넘었으나 1990년대 들어서면서 5개 미만으로 큰 폭 감소했다.
원전수요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원전의 안전성이다. 1979년 쓰리마일아일랜드 원전사고(美), 1986년 체르노빌 방사능 누출 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으로 원전의 안정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고 원전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원전 건설의 신중론은 원전수요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가동 중인 세계 원전 개수는 435기다. 건설 중인 원전 수는 70기, 70GW 규모로 2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3년 기준 원전 발전량은 약 2000TWh로 전 세계 전기공급의 10%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유럽지역 187기 미주지역 125기 아시아지역 123기로 유럽지역이 최다 설치지역이다. 반면 건설중인 원전은 아시아지역 45기 유럽지역 19기, 미주지역 8기로 아시아 지역이 신규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27기) 러시아(10기) 인도(6기) 등 3개국이 60%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른 대규모 전력수요와 석탄 과다 사용에 따른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수단으로 원전 확대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1979년 이후 신규 원전건설이 중단됐으나 최근 들어 원전건설이 재개됐다.
 
 
◇세계 원전시장 전망-2014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원전시장은 약 82GW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2014년 이후 매년 10GW 이상의 신규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의 원전 수요는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 중동 및 아프리카 등 개도국 원전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의 거의 전무하나 건설 예정인 원전용량이 60GW에 달해 원전 신규 수요시장으로써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중장기 원전시장 전망은 기관별로 상이하며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따라 원자력 설치 용량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 원전시장은 209GW를 형성할 전망이다. 적게는 약 90GW이며 크게는 약 300~350GW 수준에 이른다. 원전의 안정성 문제가 확산돼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경우 설치량은 90G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써 긍정적인 여론이 부상할 경우 세계 원전시장은 300GW를 넘어서게 된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원전시장은 6410억 달러를 형성할 전망이다. 세계 원전시장은 2020년까지 연 평균 984억 달러 시장이 형성된다. 금액기준으로는 석탄(3260억 달러) 및 가스(3640억 달러) 발전보다 큰 시장이다.
 
 
◇주요 지역별 원전시장 동향- 미국은 세계 최대 원전국으로 현재 104기를 운영 중이며 30기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1979년 TMI(Three mile islands) 사건이 후 신규 원전 건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가동원전은 104기이며 설비용량은 106GW로 연간 8.9MWh의 전력을 생산해 미국 전력 수요의 20% 담당하고 있다. 전력소비 증가에 따라 2020년까지 24GW 용량의 신규 발전소 건설이 필요하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는 2020년까지 24GW, 2030년까지 64GW 규모의 신규 원전건설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2005년 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신규 원전에 대한 세액공제, 원전 인허가 지연 비용의 정부 보상, 온실가스 저감 기술에 대한 채무보증을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2025년 이후 기존 원전 폐쇄가 증가하면서 원전 비중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 이후에는 가동되는 원전 수가 60기 미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매년 1기씩의 신규 원전 가동 예정이다. 현재 59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설비용량은 66GW로 전체 전력생산의 78%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과 수력을 통한 전력 공급량이 90% 이상으로 유럽 국가 중 최저 수준의 발전단가를 자랑한다.
2004년 유럽형 신규원전 보급 촉진을 지원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2013년 완공을 목표로 1650MW급 유럽형 신형원전이 건설 중이다. 제 4세대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와 가스냉각고속도 개발을 추진해 2035~40년경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독일은 20GW 규모의 원전이 가동 중이나 원전폐쇄 정책에 따라 2023년 이후 원전 가동은 중단될 예정이다. 2018년 이후 원전 가동 용량은 10GW 미만으로 떨어질 계획으로 2022년 독일 내 모든 원전이 폐쇄될 예정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신규 원전 40기가 건설된다. 2008년 기준으로 11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설비용량은 8.6GW로 총 6286만MW를 생산해 중국 전력 생산의 2.3%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생산된 전력의 75%를 산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83%가 석탄 및 가스등 화석 연료에 의해 생산된 전력으로 화석에너지 사용 과다 문제로 인한 대기오염은 GDP 대비 6%의 경제손실을 보고 있다. 이산화탄소 과다 배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성장에 따른 전력문제 해결과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원자력 발전 보급을 확대할 예정으로 2020년까지 40GW 원전 설비용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전 수급 계획이 전면 백지화 됐다. 2009년 기준 55기, 49GW 용량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연간 2.5억MWh의 전력을 생산해 일본 전기 생산량의 30% 담당하고 있다. 원전의 발전점유율을 2009년 37%, 2017년까지 41%로 증가시킬 계획이었으나 계획의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MENA)은 원전 수요의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16기, 터키 12기, 남아프리카 8기 등 MENA 지역은 54기 약 62GW 규모의 원전 건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 MENA 지역 원전 시장 규모는 3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지역 원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담수화에 필요한 전력 공급 방안으로 원전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MENA 지역은 물 부족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이며 물 공급을 위해 담수화 설비가 세계 가장 많은 지역이다. 담수화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선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며, 해결책으로 원전이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 원전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금융조달이다. 원전 건설에는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재정 상태가 좋은 국가를 제외하고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