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이 이번 달 내에 신고리 5ㆍ6호기 원자로설비(NSSS)와 터빈발전기(T/G)의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했다. 또 전체 보조기기 184개 품목에 대해서도 이달부터 한수원 전자상거래시스템(http://ebiz.khnp.co.kr)을 통해 입찰공고를 게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초 예정과 달리 신고리 5ㆍ6호기 주기기 및 보조기기 계약이 늦어지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몸살을 앓던 원전 기자재 중소업체들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사업은 2009년 2월 건설계획에 따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일원에 총공사비 7조6168억 원이 투입돼 1400KW급 신형가압경수로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당초 지난해부터 주요 기자재 계약을 발주하고, 오는 9월부터는 본관기초굴착 공사를 돌입해 오는 2020년 12월 6호기를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고리 5ㆍ6호기의 주기기 계약과 보조기기 발주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2~3차 벤터 중소업체들은 경영위기에 내몰리며 한수원에 조속한 계약 추진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해왔던 터다.

특히 중소기업은 “원전 전문 중소기업들이 경영난으로 줄줄이 무너질 경우, 향후 한수원은 기자재 부품을 원활히 수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더 나아가 품질이 조악한 원전 기자재 공급으로 원전이 불시에 정지할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본지(2014년 7월 28일자)를 통해 강하게 성토했었다.

그러면서 원자력산업계에서는 ‘뚜렷한 이유없이’ 신고리 5ㆍ6호기 기자재 계약을 연기하고 있는 한수원을 둘러싸고 비난과 불만이 쏟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신고리 5ㆍ6호기 건설준비 지연에 속이 타는 쪽은 한수원도 마찬가지였다.

한수원 건설처 관계자는 신고리 5ㆍ6호기 건설 지연에 대해 “당초 사업일정대로 오는 9월 부지착공을 위해서는 주계약, 보조기기 구매계약, 시공계약과 건설허가 취득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2012년부터 발생된 국내 원전의 품질서류 위ㆍ변조 사건 이후 건설허가 심사기간이 장기화되고, 구매제도와 품질프로세스 개선 등으로 불가피하게 사업일정이 15개월 이상 지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대내외적인 상황 등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 같은 상황을 모든 오픈할 수 없었고, 이에 중소기업들을 비롯한 관련업계가 ‘이유없는 지연’에 대해 의문을 갖고 오해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수원은 원전 안전성 강화와 불확실성 해소 및 유기적인 공정관리를 위해 ‘설계-구매-제작-시공사’ 간의 사업일정 등을 조정하고 있다. 아울러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대비 15개월 지연된 사업일정과 추후 계획 등이 오는 12월 발표예정인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뿐”이라며 “이미 지난 4월 한국전력기술과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이르면 이번 달 내에 주기기의 공급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전체 보조기기 184개 품목에 대해서도 이달부터 품목별 순차적으로 입찰공고 예정이고, 주설비공사 역시 연내에 시공 입찰공고가 게재될 것”이라며 “계약, 인허가 및 현장 준비업무 촉진을 통해 추가적인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고리 5ㆍ6호기 기가재 공급계약 일정소식을 접한 관련업계는 “가뭄에 단비를 만났다”며 쌍수들어 환영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