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원전 수주 빨간불...발주처 건설허가 연장요청

핀란드 올킬로토 원전 모습© News1

TVO, 핀란드 정부에 건설허가 신청서 제출기한 5년 연장 요청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핀란드 원전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발주처인 핀란드의 TVO(Teollisuuden Voima Oyj)가 핀란드 정부에 '올킬로토(Olkiluoto) 4호기'의 건설허가 신청서 제출기한을 5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제출기한 연장 여부를 떠나 계속 수주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전 업계는 핀란드 정부가 TVO의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 신규 원전 사업이 취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7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TV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핀란드 정부에 올킬로토 4호기의 건설허가 신청서 제출기한을 5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핀란드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올킬로토 4호기의 건설허가 신청서 제출기한은 2020년대 중반으로 미뤄진다.

TVO는 2015년 6월까지 핀란드 정부에 건설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앞서 발주한 올킬로토 3호기의 공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어 4호기의 건설허가 신청서를 제때 맞출 수가 없게 됐다.

올킬로토 3호기는 애초 2009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했으나 설계기준 변경 등으로 공사가 미뤄졌고 이에 따라 공사비도 급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킬로토 3호기를 수주한 프랑스의 아레바는 공사비가 당초 계획보다 55억 유로(약 7조6800억원) 늘어난 85억 유로(11조 8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킬로토 3호기는 2016년에나 상업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제출기한 연장이 받아들여지면 (4호기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입찰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핀란드 정부가 TVO의 연장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규 원전인 올킬로토 4호기의 사업 자체가 취소된다.

야르모 탄후아 TVO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것은 핀란드에 수 십억 유로 규모의 투자가 발생하는 셈"이라며 신규 원전 사업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얀 바파부오리 핀란드 경제부 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이) 핀란드 사회에 여전히 필요한 것인지 재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연장 요청이 통과돼도 국회의 재비준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핀란드 사회에서 신규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면서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취소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 뉴스1   2014.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