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예정됐던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가 내년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허가 심사를 위한 안전성 검토가 길어지면서 주기기와 주설비 공사 발주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규제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9월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앞서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고리 5·6호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하면서 건설사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심사와 관련된 원전 설계 안전성 검토가 길어지면서 발주와 관련된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 기준이 강화된 데다 한층 강화된 설계기준과 관련한 기술검토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특히 신고리 5·6호기부터는 신한울 1·2호기 등 건설 중인 원전에도 적용된 바 없는 항공기 충돌 대처 설계 등이 새로 반영된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전례가 없는 만큼 미국의 관련 용역수행업체를 찾아 기술검토를 벌이는 한편, 설계 적합성에 대한 상세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당초 계획으로는 상반기에는 모든 계약을 완료하고 9월부터 본관 기초굴착 등 기초공사에 착수하는 것으로 돼있었다”며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성 기준과 부품 품질서류 적정성 검토 등 개선된 품질 프로세스를 만족하려다보니 계약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자체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산업부와 협의 중이며 이런 부분이 연말 수립되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올해 착공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주요일정을 들여다보면 한수원은 앞서 2012년 9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건설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서류적합성 검토와 보완요구, 1차 질의·답변 등의 절차가 이뤄졌다. KINS는 지난 2월 한수원에 2차 질의를 요청,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3차 질의·답변까지 예정돼있다.

이 같은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내년 5월 건설허가가 발급되고 연말쯤 본관기초굴착에 들어가 2016년 9월 5호기 최초 콘크리트 타설(6호기 2017년 9월), 2018년 5월 5호기 원자로 설치(6호기 2019년 5월)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운전 시점은 각각 2021년 3월, 2022년 3월으로 전망된다.

KINS 관계자는 “계획 중인 3차 질의 가운데 현재 2번째 질의가 나간 상태로, 답변이 돌아오는 시기와 추후 보완조치의 적절성 여부 등에 따라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며 “건설허가 심사 일정을 따져보면 물리적으로 올해 허가는 어려울 것 같고 최소한 내년 5월 정도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