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이 선수친 인도원전…뺏길 수 없다

 

윤증현 장관·김종훈 본부장 잇따라 인도 방문

 

인도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에서 프랑스에 선제골을 뺏긴 우리나라가 적극적인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연초부터 경제부처 수장 두 명이 잇달아 인도를 방문하며 속도를 냈다.

 

프랑스는 지난달 6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 1650㎿급 유럽형 원전 2기를 인도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많다. 인도는 향후 30여 년간 63GW 규모의 원전 설비를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형 신형 원전(1400㎿) 45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프라납 무커지 인도 재무장관과 면담한 데 이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18일부터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다. 윤 장관은 이날 원자력협정의 조기 체결을 요청했다. 윤 장관은 이날 맘모한 싱 인도 총리와도 면담을 추진했으나 인도 측 사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도시장이 주목받는 것은 원전 때문만은 아니다. 인도 정부가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13~2017년)을 통해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까지 2만5000㎞에 달하는 철도 노선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한 점이 우리나라에 기회 요인이다. 2013~2017년까지 100GW 규모의 전력 설비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날 회담에서 수출입은행을 통해 상호 수출 신용을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한국이 인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속철도 건설계획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인접 개도국으로 진출하는 발판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정부는 제3국 인프라스트럭처 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도 인도와 공동 발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업들이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뛰어들 것을 고려해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조달 지원 방안을 확정한다는 내부 계획도 수립했다.

 

한ㆍ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 양국은 CEPA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논의했다. 정부는 CEPA 체결에 따라 지난해 한ㆍ인도 교역액이 전년 대비 44.5%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매일경제신문 2011.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