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기자 = 공기업인 한수원이 정부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유보시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정수성 국회의원과 최양식 경주시장, 정석호 경주시의장은 지난 20일 경북 경주시청 대회의실에서 ‘한수원 본사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조기이전 계획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본사 경주 조기이전을 위해 지역에서 임시사무실을 구했지만 적절한 시설을 찾지 못한데다 마지막 대안인 대학시설 이용을 위해서도 용도변경 등 인·허가에만 최소 1년6개월이 소요돼 조기이전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조 사장은 “본사 조기이전을 이행하지 못해 경주시민들에게 심려를 드려 송구하다”며 “본사 이전은 2015년 사옥건설과 함께 바로 이전해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4월 지식경제부가 ‘고리1호기 전력공급중단사건 계기 원전운영 개선 종합대책’이라는 국가정책조정회의 결정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관련 회의의 ‘원전주변지역-한수원간 소통강화 방안’을 보면 한수원은 본사사옥 준공여부와 관계없이 기존계획(2014년말)을 1년 앞당겨 올해인 2013년 말까지 이전을 완료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한수원은 지난해부터 경주지역에서 임시사무실을 찾았던 것이며 시한이 다 되도록 이전을 하지 않아 경주시민들이 “조기이전은 물건너 간 것 아니냐”고 우려했지만 그때마다 한수원은 “약속대로 조기이전 할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더구나 한수원 본사 이전시한은 2014년이지만 1년 앞당겨 조기 이행하는 것도 아니고 한수원은 이번에 오히려 사옥 준공시점인 2015년으로 이전을 1년 연기한 것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조 사장은 지경부 국장 등을 거쳐 제2차관까지 역임한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어서 “이같은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 어떻게 공기업 사장이 되자마자 정부의 결정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경주지역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한수원 본사 경주 조기이전 유보 발표에 대해 책임론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수원이 경주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방폐장 유치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라’는 방폐장특별법에 따른 것으로 당초 법적 이전시한은 방폐장 실시설계 승인 후 3년 이내여서 지난 2010년이었지만 한수원은 “본사 이전위치를 두고 경주지역내 갈등이 있다”며 시간을 끌다 업무협약을 맺어 2014년으로 연기시켰다.
한편 조석 한수원 사장은 지난 2005년 당시에는 지경부 국장으로 19년간 표류하던 국책사업인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결정을 위해 주민투표를 도입함으로써 군산쪽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투표결과는 예상외로 경주쪽이 높게 나와 방폐장이 경주시로 유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