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중 하향 조정…신규원전건설 요소 다분

민관워킹그룹, 원전비중 22∼29% 범위서 결정 정부 권고 전력수요예측과 수명연장 등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나 신재생에너지비중 1차와 동일한 11%에 업계 실망감 높아

 
두 번째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 관련 민관워킹그룹의 긴 논의 끝에 최종 정부 권고안이 발표됐다. 그 동안 논란의 핵심에 있던 원전비중은 찬반논의 끝에 2035년 기준 최소 22%에서 최대 29%까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전력수요예측과 수명연장여부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신규원전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에너지기본계획 민관워킹그룹(위원장 김창섭)은 지난 5개월 간 논의를 거듭한 끝에 2035년 원전비중을 22∼29% 범위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안을 마련하는 등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본방향에 합의하고 그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한데 이어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했다.

2035년 원전비중을 최소 22%에서 최대 29%까지 둔 것과 관련 원전건설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보겠다는 기본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후쿠시마원전사고와 원전비리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원전확대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정부는 당초의 원전비중 목표를 줄임에 따라 전기요금 현실화의 명분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창섭 민관워킹그룹 위원장은 “이 권고안은 원전비중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노후화된 원전 폐쇄나 이미 계획된 원전건설 여부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앞으로 수립될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길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2년마다 수립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영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원전중심의 에너지공급정책이 유지되고, 신규원전건설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8년도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당시 2030년 원전비중은 41%, 이번에 이 비중을 낮췄으나 2012년 기준 현재 원전비중이 25%임을 감안할 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원전중심의 에너지공급정책의 명맥이 유지된다.

수명연장 관련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수명연장 논란에 휩싸일 원전이 잇따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수명연장사업에 실패할 경우 신규원전건설은 추가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력수요예측도 신규원전건설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수요예측이 과도하게 높게 전망될 경우 원전비중에 의거 신규원전건설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제남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정의당)은 “전력수요가 원전비중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원전비중은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41%로 설정됐으나 이번에 22∼29%로 낮춰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원전은 35∼41기로 늘어나고, 현재 23기를 제외하고 추가로 12∼18기의 추가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전력수요전망 관련 산업부에서 일방적으로 수치를 제시함으로 인해 논란 끝에 최종 합의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산업부의 주장대로 전력수요를 부풀린 상태에서 현재와 같은 원전비중을 유지하더라도 원전설비는 두 배 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 동안 원전비리와 후쿠시마원전사고 등으로 인해 원전축소를 기대했던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실망한 분위기다. 원전비중 목표가 대폭 축소됨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11%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박창형 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11%로 정해진 것은 사실상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2030년까지고 2차는 2035년까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실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달성 여부가 불투명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정부의 의지로 봐야 할 것”이라면서 신재생에너지업계가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외에도 2035년 전력수요를 15%이상 줄이고, 발전량의 15%이상을 분산형전원으로 공급하되 온실가스를 현재보다 20%이상 감축한다는데 산업계와 시민단체 간 합의점이 도출됐다.

또 에너지소비의 전기집중화를 방지하기 위해 발전용 유연탄은 과세하고 LNG와 등유의 세금은 경감하는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이 추진된다.

한편 정부는 이 권고안을 토대로 이달 중순이나 내달 두 차례에 걸친 공청회를 열어 수정안을 마련한 뒤 오는 12월 에너지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국무회의에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출처 : 에너지타임즈 2013.10.10